'카펠로 사임' 英 차기 감독은 누구?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존 테리 주장직 박탈과 관련해 잉글랜드 축구 협회(이하 FA)와 마찰을 빚은 끝에 사임을 결정했다. EURO 2012 본선 개막을 4개월 남겨놓은 시점에서, 이제 잉글랜드는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By Hyunmin Kim

EURO 2012 Qualifier - Bulgaria v England, Fabio Capello
Getty Images
테리의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직 박탈 문제로 FA와 첨예하게 대립한 카펠로는 끝내 사임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FA 측에서 공식 성명을 통해 테리의 주장직 박탈을 선언하자 카펠로는 이에 대해 "테리 사건은 FA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테리의 죄가 법원에서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라며 테리를 두둔하고 나선 것.

그러자 곧바로  데이빗 번스타인 FA 회장은 "내 결정에 반발하지 말라. 안 그러면 계약 위반으로 감독직에서 해고할 것이다"고 경고했고, 결국 카펠로와 FA는 상호간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FA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카펠로가 잉글랜드 감독직을 사임했다. 테리의 주장직 박탈 및 카펠로의 이탈리아 TV 인터뷰와 관련해 1시간 넘게 진행된 이번 미팅에서 카펠로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우리 역시 카펠로의 결정을 수용했고, 이제 카펠로는 즉각적으로 잉글랜드 감독직에서 물러날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며 카펠로 사임을 발표했다.

이제 잉글랜드는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현지 언론들이 차기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하고 있는 인물로는 해리 레드납 토트넘 감독을 비롯해 거스 히딩크(무직), 스튜어트 피어스(21세 이하 잉글랜드 대표팀), 로이 호지슨(웨스트 브롬), 알란 파듀(뉴캐슬), 주제 무리뉴(레알 마드리드), 아르센 벵거(아스널), 그리고 라파엘 베니테스(무직) 등이 있다.


1. 해리 레드납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바로 레드납이다. 잉글랜드 여론들도 레드납 쪽에 몰리고 있고, 웨인 루니와 마이클 오언 같은 선수들도 차기 감독으로 잉글랜드 출신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루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해리 레드납 감독을 추천한다"며 레드납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레드납은 2008년 10월 26일, 토트넘 감독직에 부임한 이후 09/10 시즌 토트넘의 챔피언스 리그 진출(4위)을 견인하며 그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공로에 힘입어 그는 09/10 시즌 EPL 올해의 지도자상을 수상하기도. 그는 이전부터도 EURO 2012 이후 카펠로의 뒤를 이어 잉글랜드 감독직을 수행할 유력 후보로 거론됐었다.

레드납 역시 여러 차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도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비록 최근 탈세 혐의에 연루되어 법정을 들락날락 거렸던 레드납이지만, 8일 저녁(한국 시각) 무죄 판결을 받았기에 이제 아무 문제 없이 잉글랜드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생겼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걸림돌이 하나 있다. 바로 토트넘 측의 반발 가능성 여하이다. 현재 토트넘은 15승 5무 4패로 EPL 무대에서 순항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유력한 상태이다. 이러한 가운데 급작스럽게 레드납이 토트넘을 떠난다면 팀의 근간 자체가 흔들릴 위험성이 있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 리그 14경기나 남겨놓은 상태이기에 지금 레드납이 팀을 떠난다면 토트넘은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획득을 자신할 수 없게 된다.

그러하기에 토트넘 관계자는 골닷컴 영국판을 통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적어도 이번 시즌 종료까지는 레드납을 어떤 식으로든 붙잡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바로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 겸직이다. 어차피 이번 시즌 종료 전까지 잉글랜드 대표팀이 소화해야 하는 일정은 오는 29일에 있을 네덜란드와의 평가전 밖에 없다. 실제 과거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애버딘과 스코틀랜드 감독직을 겸임한 적이 있고, 거스 히딩크의 경우 무려 두 차례(PSV-호주, 첼시-러시아)나 겸임 감독 역할을 수행한 전례가 있다.

잉글랜드 정서상 대승적인 차원에서 클럽이 희생하라는 말은 절대 통용되지 않는다. 즉, 잉글랜드가 레드납을 차기 전임 감독직에 임명하기 위해선 토트넘 측에 거액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아니면 겸임 감독만이 유일한 선택지이다. 스카이벳 배당률 2/7 (1.29)




2. 거스 히딩크

영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는 내부 소스를 통해 히딩크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에 흥미를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딩크는 지난 해 11월, 터키의 EURO 2012 본선 진출 실패와 함께 지휘봉을 내려 놓았고, 현재 무직 상태다. 즉, 특별한 위약금 없이도 대표팀 감독직에 임명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안고 있다.

게다가 레드납의 경우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한 전례가 없다. 토너먼트 경험도 부족하다. 그러하기에 대표팀 레벨에선 검증되지 않은 감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히 딩크는 토너먼트의 강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고, 네덜란드와 한국, 호주, 그리고 러시아 대표팀을 훌륭하게 지도하며 2번의 월드컵 4강 신화와 호주 역대 최초의 월드컵 16강 진출, 그리고 러시아의 EURO 2008 4강 진출을 견인한 바 있다. 말 그대로 대표팀 경력만 놓고 보면 차기 잉글랜드 감독 후보들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더해 히딩크는 2009년 2월부터 3개월 가량 첼시 임시 감독직을 수행하며 FA컵 우승을 견인했다. 즉, 잉글랜드 축구계와도 일정 부분 인연을 맺고 있는 셈.

다만 문제는 히딩크가 잉글랜드 인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게다가 히딩크 역시 테리와 첼시 시절 친분을 맺고 있기에 FA 입장에선 다소 껄끄러울 수도 있다 스카이벳 배당률 11/2 (6.50)




3. 스튜어트 피어스

스튜어트 피어스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맨체스터 시티 감독직을 수행하던 인물로 이후 5년간 잉글랜드 21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을 지도하며 2009년 UEFA 21세 이하 유럽 선수권 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이미 그는 영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도 선임된 상태.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조 하트와 잭 윌셔, 필 존스, 카일 워커, 제임스 밀너, 티오 월콧, 아담 존슨, 잭 로드웰, 대니 웰벡, 톰 클리버리, 마이카 리차즈, 크리스 스몰링, 가브리엘 아그본라허, 앤디 캐롤, 그리고 다니엘 스터리지 같은 선수들이 청소년 대표팀에서 피어스의 사사를 받았었다. 게다가 피어스는 잉글랜드 대표팀 수석 코치직도 겸임하고 있었기에 그 누구보다도 현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피어스의 경우 감독 경력이 현격히 떨어지고, 검증이 덜 됐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EURO 2012라는 큰 무대에서 감독직을 수행하기엔 위험 요소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카이벳 배당률 5/1 (6.00)




4. 그 외

웨스트 브롬의 로이 호지슨 감독은 무려 20개 팀을 지도하며 말 그대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모두 겪은 인물이다. 이미 대표팀만도 스위스와 아랍 에미레이츠, 그리고 핀란드, 이 3개의 팀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경험만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한 인물. 다만 인테르와 리버풀 등 빅클럽에서 그리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지 못했다. 그러한 그가 잉글랜드와 같은 스타 군단을 잘 제어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스카이 벳 배당률 12/1).

알란 파듀는 이번 시즌 뉴캐슬의 돌풍을 주도하며 잉글랜드 내에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인물이다. 문제는 파듀 역시 이전까지는 그리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즉, 검증도 면에서 떨어진다(스카이벳 배당률 14/1)

주제 무리뉴(스카이벳 배당률 14/1)와 아르센 벵거(18/1), 그리고 라파엘 베니테스(20/1)는 모두 잉글랜드 축구계에 큰 족적을 남긴 외국인 감독들이다. EPL이 현재 유럽 최고의 리그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들 외국인 감독들의 공로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무리뉴와 벵거는 현재 각각 레알 마드리드와 아스널을 지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대표팀 감독직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게다가 이들 모두 대표팀 감독직 경험이 없을 뿐 아니라, 외국인 감독이기에 현재 잉글랜드 국내 여론과는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기왕 외국인 감독을 임명할 계획이라면 이들보단 히딩크가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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